오후 2시가 되면 제가 하는 일이 있습니다.
바로 저희 판타스킨의 안내지를 꺼내고 주문하신 고객님의 성함과 고객님의 주문시 요청사항등을 본후
감사의 마음을 짧지만 2~3줄 안내지에 작성하는 것이죠.
사실 저의 글씨체가 썩 미려하지 못합니다.
물론 한자한자 매우 정성스럽게 작성을 하면 그나마 사람다운 글씨체가 나오지만 ^^ 그러다보면
한줄 작성하는데 10분이 지나서,
그냥 보통의 속도로 글을 쓰다보면 아쉽게도 미려하지못한 글씨체가 나오게 됩니다.
혹자는 그래서 저에게 말했습니다.
왜 굳이 잘생기지 못한 글씨체를 공개하냐, 고객들이 꾸불꾸불 글씨를 보면 오히려 기분이 상하지 않겠냐구요?
그런데 제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.
듣보잡인 저희 브랜드가 - (제가 만든 브랜드를 듣보잡이라고 표현해서 나 스스로에게 미안하긴 하지만 사실은 인정해야하니까)
타 브랜드에 비해 보여줄 수 있는 것은
아무리 좋은 성분 썼다고하고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이야기를 한다해도!!!!
결국 그 브랜드를 믿지못하면 아무것도 안되니까요!
결국엔 저를 믿게 하려면 보여드릴 수 있는건, 정말 아주 오래된 변진섭씨의 노래가사처럼
"네게 줄수 있는 오직 사랑뿐" 이 아니라
"내가 줄수있는 오직 정성뿐" 인 것입니다.
그래서 씁니따.
"꾹"
"꾹"
그리고 바랍니다.
정말로 이 제품이 주문한 고객님을 만족시킬 수 있기를 그리고 혹여 만족스럽지 못하더라도
"아 판타스킨, 나쁘진 않았는데 나에겐 맞지 않았어" 라고 즐거운 반품을 할 수 있도록,
그런 기분 좋은 인연이 되길 바라며 씁니다.
"꾹"
"꾹"
1시간이 지나고 고객분들에게 보낸 안내지가 30장 정도가 되었습니다. (와~ 별다른 광고도 안했는데 주문하신 분이
30분이나 되요? 라고 놀라실 수 있죠? 주말포함해서 그정도이고 또 몇분은 지인분들이 구매해주신 겁니다.)
그 한시간동안 나는 너무 즐거웠습니다.
처음 보는 사람들의 이름을 적는 것이 즐거웠고,
모르는 사람들의 마음이 정말로 행복해지기를 바라는
나의 생소한 따뜻함이 즐거웠고,
또한 이 꾸불꾸불한 글씨를 받아들고
"글씨체는 판타스틱 하진 않네" 라고 실소를 지어줄 분들의 미소가 즐거웠습니다.
사람들은 말합니다.
"에이 그거 계속 할 수 있겠어? 하루에 주문량이 늘어나면 진짜 그거 손으로 일일이 적을 수 있겠어?" 라구요.
나는 가능하다는데 사람들은 "믿지를 못합니다."
그러나 저는요. 글쎄요. 다른 업무를 줄이더라도, 가령 거래처와의 미팅이나, 서류업무를 줄이더라도
이 일만큼은 줄이고 싶진 않습니다.
솔직히 하루에 100명 이상이 넘어가면 힘들수도 있습니다. 하루 3~4시간 이상을 안내지에 글을 써내려갈 순 없을테니까요.
하지만 최소한 하루 100분이 될때까지는 그리고 그 100분이 넘어가더라도 내 힘이 닿는데까지는
나는 이 안내지에 몇문장의 글을 써내려감을 멈추지 않을 겁니다.
좀 늦어도 어때요!
"꾹"
좀 모자라도 어때요!
"꾹"
좀 악필이어도 어때요!
"꾹"
그저 나와 우리를 믿어주는 그분에게 이렇게 진심하나만 남기면 됩니다.
"꾹" 하구요.
"꾹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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